우리는 진실을 철저히 배제한 가식만을 상품화한다. 그것도 진실이라는 포장까지 덧씌워 판다. 이 포장이 벗겨지면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설자리를 잃는다. 리얼리티 프로그램 전체가 위태로워진다. 이제 와서 확인한 바지만, 사람들은 편한 허구보다 불편한 진실을 더 간절히 원한다.
- 이여영, "리얼리티 프로의 언리얼리티를 따진다", 미디어스 2009년 1월 6일
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‘패밀리가 떴다’의 대본이 주는 말랑말랑한 가상현실의 판타지에 매혹되는 반면, ‘1박2일’이 보여주는 리얼함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는 점이다. 이것은 우리가 TV를 통해 원하는 것이 그저 보여지는 리얼함이 아니라, 보고싶은 리얼함이라는 걸 말해주는 건 아닐까. 요즘처럼 쳐다보기 싫은 현실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더더욱 TV를 통해 망각적이고 퇴행적인 판타지를 원하고 있는 건 아닐까.
- 정덕현, ‘패떴’의 짜여진 대본이 말해주는 것", OSEN 2009년 1월 5일
사회와 사람들이 합리와 세련, 진지함과 엄숙주의로 무장하면 할수록 그 반동으로 가공되지 않은 날 것, 꾸며지지 않는 리얼한 것, 탈권위적인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묘미인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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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얼버라이어티든 리얼리티쇼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재현된 상징세계는 무차별적이고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외양을 가졌기 때문에 수용자인 시청자는 그것을 현실, 리얼한 것이라고 믿고 믿으려는 경향이 강하다.
그래서 ‘패밀리가 떴다’의 대본공개로 벌어지고 있는 리얼에 대한 진짜냐 가짜냐의 논쟁은 소모적인 것인 것이다.
- 배국남, "리얼버라이어티의 ‘리얼’,진짜?가짜?", 마이데일리, 2009년 1월 7일
미안하지만 모두 틀렸다. "허구보다는 불편한 진실" 운운하는 것은 평론가의 바람에 불과하고, 그와는 완전히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정덕현의 경우에도 100% 사실은 아니다. 판타지에는 언제나 관람자의 리얼리티가 반영되게 마련이고, 심지어 '리얼 버라이어티'를 표방하는 <패떴>에는 굳이 메타분석 운운할 필요도 없는 리얼이 있다. 결정적으로,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서사예술의 역사 속에서는 이른바 "퇴행적인 판타지"가 지식인들이 좋아하는 "리얼리티"에게 패배한 역사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. 그렇다면 언제나 판타지를 지적질하고 있을텐가.
세 번째 글은 앞의 두 글이 보여주는 태도의 종합판이다. "리얼리티쇼는 몰래카메라도 아니며, 출연진들의 롤플레잉 게임일 뿐이며, 결국 '리얼리티'가 아니라 '쇼'일 뿐"이라며 시청자들의 세 가지 착각을 지적하는 어떤 기사의 가장 인상적인 댓글은 시청자가 아닌 "기자의 착각"을 지적하는 것이었다. 1) 시청자들도 대본이 있다는 것 쯤은 알고 있고, 2) 리얼리티라고 해서 진짜 '리얼'이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도 별로 없으며, 3) 이런 식의 분석이 획기적인 것도 아니라는 것. 다시 말해, 오늘날의 시청자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상황극들을 진심으로 '리얼'이라 믿을만큼 순진한 것인가. 내 대답은 '아니다'이다.
혹자는 "문제는 리얼리티가 아니라 대중의 실망감"이라고 주장한다. 하지만 실망감은 당연한 문제고, 그걸 극복하는 것은 제작진의 몫이지 관객의 몫이 아니다. 알파카인 줄 알고 샀는데 혼방이더라며 실망하는게 소비자의 책임은 아니지 않은가. 오히려 여기서 문제는 다시 "리얼리티"로 돌아간다.
(계속...)
ps. 그나저나 디씨무도갤에서 의기투합한 그 분들. 재미있게 봤습니다. 수고하셨어요.
- 무도빠들의 자막만들기 프로젝트 http://cafe.daum.net/muhanjamak
- 이 프로젝트에서 참고한 듯한 현장 리포트 + 방송 비교 http://hyejinyang.egloos.com/4024957
- 그리고 듣던 중 반가운 뉴우스 "'무한도전 콘서트' 감독판, 17일 방송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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